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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중앙산부인과 ‘분만실’ 3월부터 운영 중지

작성자 SHDEC | 작성일23-01-30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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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준렬 대표원장, "의료전달체계, 혈액수급, 분만인프라 무너져,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워"
 "초저출산 위기, 10년 후부터는 아기를 받아줄 산부인과 의사 찾기 어려울 것"


1991년부터 32년 동안 운영된 시흥중앙산부인과 분만실이 3월부터 중지된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맘까페들을 중심으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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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중앙산부인과 네이버까페(https://cafe.naver.com/jaobgy/4161)에서 최준렬 대표원장은 “분만실 폐쇄를 결정하고 난 후, 제가 받았던 아이가 성장해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해서 온 분이 올해들어 두 분이나 계셨다. 멀리 정왕동에서 오신 분은 7월까지만이라도 분만실을 닫지 말고 자신의 아기를 받아달라는 말에 제가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처럼 미안하기도 하고, 속으로는 잔잔한 울음이 흘렀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면서 “32년간의 야간당직도 이제 몇 개 남아있지 않다. 새 생명들이 많이 태어나고 많은 아이들이 축복 속에서 행복하게 자라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하지만, 초저출산이 몰고올 미래의 모습이 암울하기만 하다. 초저출산으로 소아과 의사와 산부인과 의사가 급감해 아마 10년쯤 후에는 아기를 받아줄 산부인과 의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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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분만을 하는 산부인과 의사 3명 중 1명은 60대이고, 2명은 50대로, 30~40대가 거의 없어 10년 후에는 분만의사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 출생률은 0.7명으로, 젊은 인구가 많은 시흥시도 0.9명으로 줄었다. 여기에 인천, 부천, 안산 등 대형병원으로 산모들이 이동하면서 지역의 산부인과의 어려움이 크게 작용해 2000년대 7곳에 이르던 분만병원이 2023년 중앙산부인과 마저 분만실을 닫게 되면 정왕동 예진산부인과 1곳만이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다.

시흥시 인구는 57만 명에 이르지만, 분만 응급의료진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예 없어지게 돼 지역맘까페에서 걱정스러운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최준렬 원장은 “임산부들의 마음을 알기에 여러 가지로 걱정을 안한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의 적자를 감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암으로 사망하는 비율은 우리나라가 최저인데 모성사망률은 거꾸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분만 인프라가 붕괴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특히 강원도와 제주도의 모성사망률이 늘고 있다.

최근 가천의대 길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입원실을 2월말까지 중단한다는 뉴스가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을 철렁하게 했다. 초저출산이 몰고온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의사의 지원률이 급감해 생긴 우려스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산과를 지망하는 레지던트가 없고 사회의 여러 변화 등으로 고위험군 임산부들이 많아지면서 위험 부담 때문에 분만실 운영이 어렵게 되었다.

시흥중앙산부인과도 산부인과 의사 6명에서 3명으로, 소아청소년과 의사 2명에서 1명으로 구조조정을 했다. 함께 운영하던 산후조리원도 문을 닫게 되었다. 

최준렬 원장은 “의료전달체계, 혈액수급, 분만인프라에 한계를 느껴 시흥시 저출산고령화분과 위원장을 맡아 시흥시에 많은 의견과 조언을 드렸고, 공무원들과 저출산문제에 대해 같이 공부도 했으나 모든 게 안타깝게 되었다”며 “시흥시 여성들과 임신부들이 불편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인사했다.